우울한 일이 찾아오면 어떻게 하나요?
어제 애인과 헤어졌습니다. 퉁퉁 부은 눈으로 아침에 눈을 떴는데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좋은 걸까요? 세상 모두가 행복한데 나만 비참하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슬픈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보고자 음악을 듣기로 합니다. 재생 목록을 보는데 왠지 모르게 신나는 노래보다는 슬픈 노래가 눈에 들어옵니다. 결국 선곡한 노래도 우울하기 짝이 없는 음악들이네요. 슬플 때 슬픈 음악을 듣는 게 기분을 나아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상황에 맞는 음악은 나에게 도움이 되나요?
슬플 때 기분을 전환시키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슬픈 상황을 억지로 밀어내는 게 아니라,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슬플 때 슬픈 노래를 듣다 보면 가사가 다 내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슬픈 가사와 멜로디의 음악을 들으면 자신의 감정과 동화되기 때문에 상황을 더 빨리 받아들이고 빨리 슬픔을 털어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영국 더럼대, 핀란드 이위베스퀼레 국립대 음악학과 공동연구진은 슬픈 음악이 즐거움을 느끼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습니다. 우선 슬픈 음악을 '단조'로 구성된 느린 템프의 곡 혹은 가사가 구슬픈 곡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슬픈 상태에서 슬픈 음악을 들으면 우리는 멜로디나 가사에 빠져들기가 더 쉬워지죠. 이런 음악은 뇌 전두엽과 측두엽 등 언어 구사 능력과 관련 있는 부분을 자극합니다. 그러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도파민과 엔도르핀 분비가 촉진되고 결과적으로 슬픔을 벌 수 있게 되죠.
슬픈 음악의 비극적 감정을 낮추고 평온한 감정을 높여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일본 도교대 도쿄예술대 등 공동연구소은 음악을 통한 슬픔은 실제 불행한 일을 겪은 게 아니라, 가상의 체험이기 때문에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외부의 슬픈 일은 나의 일이 아니라는 안도감을 줘서 슬픔을 비교적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죠. 슬픔은 슬픔으로 다스려야 하나 봅니다.
우리는 슬픈 음악을 통해 현재의 문제를 인식하고 슬픈 기분을 조금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치유적인 시간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모든 과함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듯이 슬픈 음악에 온전히 몰입되어 장기간 슬프고 가라앉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오히려 스스로를 깊은 우울감에 빠트릴 수 있으니 너무 우울한 감정에 오래도록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게 좋겠죠?
혹시 오늘 슬프고 우울한 일이 있었나요? 그럴 땐 슬픈 음악으로 마음을 달래 보는 건 어떨까요?
나는 스스로를 고문하는게 아니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상처를 정명으로 마주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걸
오래전에 배웠지.
-파울로 코엘료,'알레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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